보도자료

2021-11-29 09:07:50  |  조회수 : 352  |  작성자: 홍보담당

[기획] "오름은 생명이다" 환경운동으로 발전 초석 다져

장인과 브랜딩의 만남 '로컬' 가치 높인다 <3>제주오름보전연구소

사진=이성근@winter_photo
사진=이성근@winter_photo

오름 보호 30년 김홍구 장인과 보전운동 확산 모색
훼손된 오름 지도 발간·'오름라이츠' SNS 운동 첫발
개발·오버투어리즘 풀어나가는 환경운동 발전 기대

[2021-11-25] 김홍구 ㈔제주오름보전연구소 대표는 청년 시절부터 제주 오름의 소중함을 느끼고 30년 넘게 보전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그가 2005년 설립한 제주오름보전연구소의 활동가 20여명, 회원  100여명이 오름의 가치를 보존하기 위한 실천에 동참했다. 김홍구 대표는 여기에 올해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센터장 전정환)의 '2021 로컬브랜딩 스쿨'을 만나 오름 보전운동에 청년들의 감각을 더하기로 했다.

△허술한 보호정책, 신음하는 오름들

김홍구 장인은 고향인 애월에서 여러 오름들을 오르내렸다. 어린 시절부터 오름에 놀러가고 소풍도 가면서 친숙했던 오름들이 20대 후반이었던 1980년대에는 달리 보이기 시작했다. 

그는 "1988년 다디던 회사의 제주지사로 발령나면서 다시 오름들을 찾았는데, 당시에는 제주도민들이 오름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을 때였다"며 "오름 타는 재미로 다니던 것이 한 해 두 해가 갈수록 제주도에서도 특이하고 아껴야 할 가치가 있다고 느끼게 됐다"고 설명했다.

장인은 그렇게 10년, 20년이 지나고 30년 넘게 다니다보니 오름의 가치와 현 실태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게 됐지만 동시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 때가 갈수록 잦아지고 있다. 오름 훼손이 가속화되는 것이 너무나 눈에 선명하게 들어왔기 때문이다.

김홍구 장인은 "2000년 즈음 걷기 열풍과 함께 오름 트레킹이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오름들이 완전히 망가져가고 있다"며 "오름은 화강암 기반이 아니라 98%가 화산폭발로 생긴 약한 송이 층으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답압에 매우 취약한데, 말뿐인 휴식년제를 비롯해 보호조치가 너무 허술하다"고 비판했다.

제주 오름 368개중 멀쩡한 오름이 없을 정도로 훼손이 심각한 상황이다. 유명한 오름은 사람들의 수많은 발길로, 유명하지 않은 오름은 농경지·건물 등이 들어서면서 아예 형태조차 잃어가고 있다. 사유지 오름은 특히 더 심각했다.

장인은 "탐방로와 주차장, 각종 편의시설 등으로 오름을 찾는 사람들이 편해질수록 오름 훼손은 심해진다"며 "자연을 보러 가는 사람은 자연 앞에 고생을 감수할 필요가 있는 것인데, 과도한 시설물과 개발허가 등으로 문제를 키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훼손 지도·오름라이츠 캠페인 도출

김홍구 장인은 그간 제주오름보전연구소 활동가·회원들과 함께 수시로 오름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분기마다 모니터링 보고서를 발간해 문제의 대안을 제시하고 오름 복원을 호소해왔다. 생태조사와 강의활동도 해왔지만 오름 환경운동이 힘을 더 받을 수 있도록 '2021 로컬브랜딩 스쿨' 크리에이터들과 함께 오름을 찾는 사람들의 환경보호 의식을 높이기 위한 활동을 전국적으로 펼치기로 했다.

김홍구 장인과 함께 머리를 맞댄 크리에이터는 이혁진·김지수·정고운·권영선씨 등 4명이다.

이들은 "환경운동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간단하게 할 수 있다"는 장인의 지론을 현실로 옮기는 방안을 6주간 치열하게 고민한 끝에 몇가지 방법을 찾아냈다.

우선 사라져가는 오름을 지키기 위해 '오름라이츠(oreumrights)' 캠페인을 펼치기로 했다. 인권(humanrights)에서 따온 표현으로, 오름이 존엄성과 생명을 지녔다는 뜻을 담았다.

'제주의 오름 우리의 옳음'을 슬로건으로 제주 오름들이 겪고 있는 환경 문제를 공유하고 복원 필요성에 대한 인식을 확산하는 캠페인이다. 

특히 개발 등으로 훼손 정도가 심한 35개 오름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인포그래픽 지도로 제작해 오름의 소멸 위기를 널리 알리기로 했다. '사라져가는 오름들' 지도에는 아파트, 경작지 등으로 야금야금 파먹히다 보니 정상 부분만 남은 오름들이 많았고 송이를 무단채취한 사례까지 일목 요연하게 정리했다. 뒷면에는 김홍구 장인으로부터 오름 실태를 듣고 대안은 무엇이 있는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 정리한 인터뷰를 담았다.

지도에는 또 21개 픽토그램으로 표현한 오름 탐방 에티켓을 함께 담아 향후 오름 표지판이나 오름 보호캠페인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다음 단계로 제주 오름 복원에 대한 공감대를 넓히기 위한 인스타그램 계정인 '오름라이츠' 팔로우 운동을 실시할 예정이다. 연결된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이용자들이 오름에서 찍은 예쁜 사진이 아닌, 오름의 훼손된 사진을 올려 오버투어리즘을 줄이고 환경운동으로의 발전을 꾀한다.

사진=이성근@winter_photo

△"전국적 환경운동으로 발전 기대"

참여한 크리에이터들은 막연했던 도전 과제를 현실성 있는 기획으로 바꾸는 경험을 통해 기획자, 디자이너로서 성장했다고 입을 모으며 전국적 환경운동으로 확산되기를 기대했다.

기획자로 참여한 이혁진씨는 "환경보호 주제라 고객을 모으거나 브랜드를 알리는 것보다 쉽지 않았지만 시작점은 찾았다고 본다"며 "향후 캠페인을 더 정교하게 발전시켜 경각심과 오름 보호 인식이 확산됐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콘텐츠와 기획을 맡은 권영선씨는 "서울에 살면서 제주의 오름을 잘 알지 못했지만 훌륭한 장인을 만나 좋은 환경에서 첫 인상을 만들 수 있었다"며 "팀원들도 사전 지식이 부족한 상태여서 어찌 보면 무도한 도전이었지만 모두 열성적으로 참여해 잘 마무리된 것 같다"고 말했다.

기획과 디자인을 맡은 정고운씨는 "오름은 사진 찍기 좋은 관광지라고 생각했지만 장인을 만나 심각성을 알게 됐다"며 "왜 문제가 되고 어떻게 하면 심각성을 알릴 수 있을까 고민하며 최대한 모르는 사람이 봐도 심각성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밝혔다.

디자인을 공부하며 제주살이 3년차인 김지수씨는 "정말 치열하게 고민했고, 백약이오름과 용눈이오름을 방문했을 때는 만감이 교차했다"며 "캠페인 정착에 시간이 걸리겠지만 앞으로 인스타그램에서 오름 개발 전후 비교 사진들이 많이 올라와 환경운동으로 지속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홍구 장인은 "백지 상태에서 우리가 하는 일과 현장 실태를 알려주는 일에 집중했다"며 "결과가 어떻게 나올까 굉장히 궁금했는데 훼손되고 사라져가는 오름들의 지도를 만든 것을 비롯해 우리가 언젠가 하려고 했던 일을 빠르게 만들어 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완성된 지도는 관공서와 의회, 언론 등에 배포할 계획"이라며 "오름 보전의식 뿐만 아니라 오름 보전 정책에 대한 문제의식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며, '오름라이츠' 계정으로 오름이 망가지고 있는 현실을 직접 알리는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 이 기사는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와 제민일보가 공동으로 기획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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