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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혁신 아카이브

 

2019-10-31 23:39:27  |  조회수 : 328  |  작성자: 지역혁신팀  |  정보공유_국내외사례

인천의 발견 – 코스모40. 북극서점. 인천 스펙타클

 

서울과 가깝다는 것

서울 주변 지역은 ‘수도권’ 또는 ‘위성도시’로 묶이며 서울 시내 접근성에 따라 도시의 가치가 매겨집니다. 평일에는 서울에 있는 회사로 출근할 수 있고, 주말에는 비교적 서울보다 집값이 저렴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그만큼 지역 고유의 정체성이 흐려지고 오로지 서울 생활을 위한 베드타운으로서의 기능만이 강조되어, 문화적 감수성이나 골목의 역사는 등한시되기 쉽습니다.

 

서울에 인접한 도시 중 유일한 광역시, 인천이야말로 화려한 서울의 빛에 가장 많이 가려진 도시가 아닐까요? 인천은 인천국제공항과 국제항만 등 하늘과 바다가 모두 열려있는 인구 300만의 대도시이지만 일부러 찾아가 머무르기보다는 서울로 또는 해외로 향하기 위해 ‘통과’하는 도시에 가깝습니다. 인천에 살고 있는 사람들조차도 휴일에는 1시간도 채 걸리지 않는 홍대로 놀러가는 것이 일반적이지요. 인천은 1960·70년대부터 서울과 인접한 항구도시이자 수출산업단지로 개발되어, 서울-부천-인천을 연결하는 교통망 확충이 집중적으로 이루어져 온 역사가 있으니 이러한 현상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최근 몇 년간 이렇게 인천 바깥으로 흩어지는 사람들의 마음을 모으기 위한 흥미로운 시도들이 있었습니다. 책으로, 공간으로, 축제로 더 이상 서울로 향하는 관문이 아닌 인천 그 자체로서의 매력을 발견하고 있는 사람들. 최근 SNS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인천의 문화기획자들을 만나고 왔습니다.

 

 

서점원, 인천 최초의 아트북페어를 만들다 - 북극서점

 

“인천은 오해가 많은 도시이자

많은 가능성이 묻혀있는 도시입니다”

 

 

북극서점은 부평구청역에서 도보 1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한 동네 서점입니다. 조심조심 움직이며 구경해야 할 정도로 작은 서점이지만, 크고 작은 축제와 문화 프로그램들을 쉴 새 없이 운영하며 인천을 즐거운 도시로 만들고 있는 대표적이 문화공간이지요. 이곳을 운영하는 김순지 대표는 독특한 이력을 가졌습니다. 전직 초등학교 교사, 슬로보트라는 포크 가수, 두 권의 책을 낸 작가. 그리고 서점원과 축제 기획자까지. 그는 여기서 더 나아가 부평에 독립출판센터를 세우고 싶은 꿈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인천 부평구는 어떤 동네인가요?

인천에 오래 산 사람으로서 느끼기에 부평은 꽤 번화가이고 젊은 기운이 있는 곳이에요. 특히 부평구청 일대는 근 1, 2년 사이에 엄청나게 창업 붐이 일어나고 있어요. 카페나 소품 가게를 여는 분들이 굉장히 빠르게 유입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청리단길이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죠.

 

부평에 골목 문화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할 텐데요. 이런 변화가 어떻게 느껴지세요?

인천에는 젊은 문화거리가 없었거든요. 문화지구라고 할 만한 곳이 사실 없어요. 유명 관광지가 있는 동인천이 그런 구실을 하고 있다고도 하지만, 저의 체감상 젊은이들이 최신 유행을 느끼기에는 사람이 너무 없고 또 멀리 있거든요. 그런데 부평은 인천 안에서도 이동이 편하고 서울과도 7호선, 1호선으로 연결되니까 훨씬 더 가능성이 있는 위치라고 생각해요.

 

오는 길에 지도를 찾아보니까 북극서점은 카페가 몰려있는 곳에서 살짝 떨어진 위치에 있더라고요.

그래서 더 좋기도 해요. 월세가 오르지 않으니까요. (웃음) 여기 주인 할아버지께서는 월세를 안 올리거든요. 거의 10년 넘게 한 번도 오른 적이 없어요.

 

인천은 어떤 도시라고 생각하세요?

인천은 오해가 많은 도시죠. 마계 인천, 저 그 말 되게 안 좋아하거든요. 인천에 사는 사람이 그걸 브랜딩으로 이용한다거나 자조적으로 농담으로 말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것도 반대해요. 인천이 실제로 그렇게 범죄율이 높은 도시도 아니에요. 그건 SBS <마부작침>이라는 다큐멘터리에서도 통계로 나온 사실이에요. 그런데 사건 사고가 터지면 인천 지명이 뉴스 기사 헤드라인에 꼭 들어가요. 다른 도시는 안 들어가는 경우도 많은데요. 대도시니까 당연히 범죄는 있지만 저는 체감적으로 이곳이 특별히 위험하다고 느끼지는 않아요.

 

저도 SNS에서 ‘역시 마계 인천’이라는 말과 함께 범죄 뉴스가 공유되는 것을 봤어요. 

한편으로는 그런 편견을 밀어낼 만한 다른 이미지가 딱히 없다고 해야 할까요. 아직 가능성이 묻혀 있는 도시이기도 해요. 서울이 너무 가깝다 보니까 비교도 쉽게 당하고 여기에 문화 자본을 끌어들이기에 리스크가 있죠. 서울에서 이미 잘하고 있는 곳에 인천 사람들이 많이 가니까요. 인천의 중심지는 사실 홍대예요. (웃음) 서울 사람들과 공유하는 마인드가 거의 비슷해요. 그래서 인천 고유의 이미지를 만들기가 더욱 힘든 면이 있지요.

 

최근에는 인천에서 재미있는 일을 해보려는 시도가 많아진 것 같아요.  

근래 들어서 변화가 일어나고 있고 저도 거기에 일조하고 싶은 포부가 있어요. 만약 여기 부평이 문화지구가 된다면 독립출판센터를 만들고 싶어요. 전국에 아직 독립출판센터는 없거든요. 독립출판 제작 교육이라든가, 인쇄소, 현대미술, 디자인 같은 여러 분야가 모여있는 복합예술공간이 인천에 생기면 꽤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해요. 누가 나에게 그걸 맡겨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혼자 생각하고 있어요.


 

 


 

북극서점은 독립서점으로도 잘 알려졌지만, 인천에서 축제 기획도 많이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사실상 인천 최초의 아트북페어를 기획했다고요. 

사실 작년 초에 서점 문을 닫으려고 했거든요. 마지막으로 스무 명 정도만 모아서 재미있게 행사를 열어보자 생각해서 ‘테이블 좀 빌릴 수 있을까요’ 하고 여기저기 기관에 전화했어요. 축제 기획에 대해 저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였고 작은 플리마켓도 열어본 적이 없는데, 그냥 해본 거죠. 그런데 대부분 테이블을 빌려주지 않는다고 해서 ‘왜 안 빌려주지? 그런 것만 빌려줘도 되게 많은 행사가 열릴 텐데 이상하다’고 생각했어요.(웃음) 그때 부평구문화재단에서 그럼 여성과 이주민에 대한 행사 예산이 있는데 이걸로 축제를 해보겠냐고 제안을 해주셔서 <휘파람 마켓>이라는 아트북페어를 열게 된 거죠. 독립출판 창작자들과 여성, 이주민 단체가 함께하는 식으로요. 

 

올 7월에 열린 <인천 페미니즘 페스티벌>도 화제였어요. 주제 자체도 그렇지만 인천에서, 독립서점이 기획한 행사라는 것이 인상 깊더라고요. 제주, 부산 등 각지의 서점과 창작자들이 참여했다는 점도요.

<휘파람 마켓>을 할 때 여성민우회 대표님과 연결이 되었어요. 처음에 페스티벌 제안을 하신 건 아니고 강연자 섭외를 도와달라고 하셨는데 제가 그 예산으로 페미니즘 페스티벌을 하는 게 좋겠다고 했어요. 예산은 적었지만 아직 우리나라에 페미니즘 페스티벌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저는 분명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이 행사를 꾸준히 유지해 인천시에서 매년 개최될 수 있도록 물꼬를 트고 싶었죠. 작년에 열린 송도 아트북페어 <북어택>도 <휘파람 마켓>을 계기로 현대 프리미엄 아울렛에서 먼저 섭외가 왔어요. 갑자기 축제 기획자가 저의 커리어가 된 셈이에요. 

 

지금은 11월에 있을 인천 아트북페어 <*싱얼롱 페이퍼>를 준비 중이시죠. 

인천시청에서 연락을 주셨어요. 아트북페어를 열고 싶다고 하셔서 정식으로 예산을 받았지요. 이번에는 제가 북극서점을 닫지 않는 이상 꾸준히 개최되는 정식 아트북페어가 될 것 같아요. 총 200팀 정도가 참가할 예정입니다.

*인천 아트북페어 <싱얼롱 페이퍼>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으로 인해 연기되었습니다

 

이제 총 네 번의 축제 기획을 하신 셈이네요. 

인천에 없었던 새로운 일을 한다는 데에 의미를 크게 두고 있어요. 한 번도 안 했던 거라고 하면 저는 무조건 좋아요.

 

 

서점 바로 옆에 위치한 북극홀(오른쪽)은 전시, 강좌, 대관을 위한 공간이다.

 

 

서점 손님들은 어떤 분들인가요?

저희 서점 인스타그램 인사이트를 보면 거의 70~80%가 20, 30대 여성들이에요. 단골은 주변 주민분들이 많고 인스타그램 계정 팔로워는 서울분들이 많아요.

 

동네 단골들과는 어떻게 교류하고 있나요?

대화를 많이 하는 편이에요. 계산할 때 주변에 좋은 카페를 추천해 드리기도 하고요. 단골손님이면 같이 밥도 먹어요. 올해부터는 <북극 크리에이티브>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었어요. 첫 번째는 옆에 있는 북극홀 무료 대관. 근처에 사는 독립출판 창작자들에게 글쓰기 공간을 일주일에 한 번 무료로 제공하고 있어요. 두 번째는 제가 만든 ‘돛단배’라는 모임인데 주로 인천 기반으로 활동하는 창작자 6명을 모아서 독립출판물을 꾸준히 만들려고 해요. 또 한 달에 한 번씩 제가 직접 아티스트를 섭외해서 북극홀을 전시 공간으로 쓸 수 있게 무료로 대관해 드리기도 합니다. 인천 창작자들을 응원하는 취지의 프로그램이고요. 지역에서 문화생활을 할 수 있게 안내를 하고 싶어요.

 

인스타그램 피드 중에서 <굴포천 산책집>이라는 프로그램도 인상적이었어요.

굴포천은 부평의 오래된 개천이자 주민들이 산책을 많이 하는 동네 공원이에요. 원래 냄새도 나고 그랬는데 재생사업을 통해 지금은 수질이 많이 개선되었어요. 의외로 많은 종류의 새들이 살고 있어서 생태학습에도 좋아요. <굴포천 산책집>은 생태전문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지역 주민들과 함께 굴포천을 기록해 한 권의 책을 만드는 프로젝트예요. 산책하면서 사진도 찍고 일러스트 작가에게 수채화를 배워 사진을 그림으로 표현하기도 하고요. 지역 주민 우선으로 참가 신청을 받았어요. 

 

지금까지 공공기관과 함께 일하면서 느낀 점이 많으실 것 같아요.

적합한 민간 파트너를 만날 기회가 다양한 기관에 주어지면 좋겠어요. 물론 좋은 파트너를 알아볼 수 있는 심미안이 필요하겠죠. 기관이 일을 나서서 하기보다는 첫 단추가 될 수 있는 파트너를 찾아내는 역량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저는 지역의 동네서점이나 기획자들이 공적인 일을 상당히 많이 수행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공공기관의 역할을 어느 정도 분담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하드웨어에 대한 섬세한 지원이 있으면 좋겠어요. 하다못해 빔프로젝터 하나라도 공유를 해주시면 그걸 이용해서 역량 있는 문화 기획자들이 다양한 행사를 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진 제공 : 북극서점 

인천광역시 부평구 원적로 477-2 @bookgeuk



 

인천행 열차는 왜 널널할까 - 인천 스펙타클

 

“왜 우리는 우리의 터전이 아닌 서울로만 향할까?

그 작은 의문에서 이 책은 시작되었습니다”

- <서울보다 멀고 제주보다 가까운 인천의 카페들> 여는 글 중에서

 

<서울보다 멀고 제주보다 가까운 인천의 카페들(이하 ‘인천의 카페들’)>은 ‘인천 스펙타클’이라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하는 로컬기획자 이종범 씨가 2017년 텀블벅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출간한 책입니다. 출근하지 않는 주말에도 놀 거리를 찾아 서울로 향해야 하는 인천 젊은이들의 현실과 인천 사람임에도 인천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다는 문제의식에서 시작된 이 책에는, 매력적인 인천 카페에 대한 소개뿐 아니라 카페가 있는 지역의 특징과 역사까지 자연스럽게 녹아 있습니다. 책을 만든 후 인천의 복합문화공간 코스모40에서 각종 문화 프로그램 기획자로도 활동했던 그는 현재 두 번째 책인 <인천의 창작자들> 출간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 책을 쓰기 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나요?

대학을 휴학하고 비영리재단에서 인턴으로 일하고 있었어요.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을 지원하는 재단이었고 반년 정도 일을 했었는데요, 집은 인천이고 직장은 강남 역삼이다 보니 매번 왕복 3시간 반을 지하철에 껴서 출퇴근을 했어요. 그게 어느 순간 좀 지치고 질리고, 이렇게 시간 낭비를 해야 하나 생각도 들더라고요. 또 늘 기업을 지원하는 일을 하다 보니까 남의 일을 도와주기보다 작게라도 내 일을 해보고 싶다는 바람도 있었고요. 2016년 상반기에 인턴을 했고 하반기에 작업해서 2017년 초에 책을 내게 됐습니다.

 

시간이 조금 지났지만 지금 서점 매대에 있어도 충분히 눈길을 끌 만한 책인 것 같아요.

확실히 저도 제가 처음 이 작업을 시작했을 때보다 최근 인천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가 높아졌다고 생각해요. 그때는 없었던 좋은 공간도 많이 생겼고요. 

 

<인천의 카페들>의 여는 글은 서울로 출퇴근하는 많은 사람이 공감했을 것 같아요. ‘용산행 급행열차에 오르던 출근길에 우연히 반대편 플랫폼의 인천행 열차를 보게 되었습니다. 널널하게 앉아있는 사람들. 왜 우리는 우리의 터전이 아닌 서울로만 향할까’ 특히 이 부분이요. 

처음엔 카페 책을 쓰려고 생각한 것도 아니었고 로컬에 대한 저의 개인적인 문제의식을 다루고 싶었어요. 인천 관광안내 책자에는 월미도나 인천공항 같은 곳이 부각되는데 사실 인천에 사는 사람 입장에서는 오히려 홍대를 더 자주 가고 심지어 거리가 더 가까워요. 그렇다면 ‘진짜 우리 동네는 어디일까’ 이런 고민을 하다가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로컬 공간으로서 떠올린 게 카페였어요. 서울이나 제주의 카페에 대한 책은 산처럼 많잖아요. 인천은 300만 명이나 사는데 그런 작업이 관공서에서 만든 책 말고는 거의 전무하다 보니까 한번 해볼까 싶었죠. 인천 안에서 최대한 다양한 동네를 담으려고 했어요.

 

읽어보고 조금 놀랐어요. 단순히 카페의 메뉴나 인테리어 분위기를 소개하는 책이 아니라 그 카페가 있는 지역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이 녹아 있더라고요.

그렇게 읽어주시기를 바란 것도 있어요. 그래서 가끔 이런 반응을 보이는 분들을 만나면 감사해요. 제가 좋은 직장을 인천으로 데려올 수 있는 그런 힘이 있는 사람은 아니잖아요. 그렇지만 주말에 놀 때라도 서울 열 번 갈 거, 다섯 번은 인천에서 놀게 만들면 성공이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이 책을 통해 최소한 주말 지하철이라도 덜 복잡해질 수 있는, 인천으로 눈을 돌리기 위한 하나의 실마리가 되지 않을까 해서 이런 작업을 하게 된 거죠.


 

 

 

책을 통해 연결된 지역 관련 프로젝트가 있나요? 

이 책이 인연이 돼서 코스모40의 직원으로 일을 하게 됐어요. 빈브라더스 인천점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신진말 프로젝트(인천 서구 가좌동 공장지대를 복합문화공간으로 재생하는 사업)를 진행하고 있던 심기보 대표님을 직접 인터뷰할 기회가 있었고 책이 나오고 나서 심 대표님이 빈브라더스 대표님에게도 제 책을 소개해주셨어요. 마침 그때가 코스모40을 빈브라더스와 심 대표님이 공동 운영하기로 결정한 시점이었고요. 로컬에 있으면서 문화적인 기획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니 같이 해보면 어떻겠냐 제안을 주셔서 조인하게 됐죠. 팀원들이 자유롭게 기획할 수 있도록 열려있는 분위기였어요.

 

책 덕분에 코스모40의 시작을 함께하게 됐군요. 그때 어떤 일들을 하셨나요?

<예술반점 길림성>이라는 프로젝트도 저에게 일임을 해주셔서 2018년 한 해 동안 운영을 하게 됐어요. 저도 대표님들도 문화예술공간을 운영해본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이 동네에서 이런 공간을 열면 어떤 모습일지 시험해보고 싶었어요. 길림성은 코스모40에서 도보 1분 거리에 있는 중국집 이름인데 40년 된 건물이라 철거를 앞두고 공실로 남아있는 상태였어요. 여기서 1년간 약 15회의 전시와 공연이 열렸어요. 대관 전시나 공연도 있었고 저희 자체 기획도 있었고요. 문화적인 기반이 있던 동네가 아니다 보니까 문턱을 낮춰야 한다고 생각해서 작가와의 대화든 작가가 직접 진행하는 클래스나 퍼포먼스든 관람객들과의 접점을 최대한 많이 가져가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했습니다.

 

공장단지가 있던 동네 중국집에서 전시가 열린다니 주민들에게는 생소했을 것도 같아요. 주로 어떤 분들이 보러 오셨나요?

개관전을 텀블벅 크라우드 펀딩으로 시작해서 그때는 인천 외부에서도 많이 와주셨어요. 천안에서 오신 분도 계셨고, 집이 잠실인데 공항 갈 때 말고는 인천을 처음 와보셨다면서 시간이 없어서 길림성만 보고 가신 분도 계셨어요. 인천에 길림성만 보러 오셨다는 게 저는 개인적으로 되게 기억에 남는 경험이었어요. 가좌동에 살던 작가인데 길림성이 생긴 게 반가워서 오셨다가 나중에 대관 전시까지 하신 분도 계세요. 전시를 보기 위해서는 항상 서울로 가셨던 분들이죠. 가좌동 공단 노동자들이나 중장년층 주민들도 좀 더 와주시기를 바랐지만 아무래도 진입장벽이 있는 콘텐츠다 보니까 2, 30대가 많았어요.

 

 

두 번째 책 <인천의 창작자들>과 11월 9일에 열리는 <인천크리에이티브마켓 서멀장> 포스터

 

지금은 두 번째 책인 <인천의 창작자들>을 준비하고 계시죠. 어떤 책인지 소개해주세요. 

<인천의 카페들>에서 주말의 인천에 관해 이야기했다면 이제 평일의 인천, 인천에서 작업하는 사람들을 다루려고 해요. 그래서 주제가 ‘인천의 창작자들’이고요. 수도권이 다 그렇겠지만 인천 사람인 동시에 다 서울 사람이거든요. 창작자들도 집은 인천이지만 대부분 서울에서 활동해요. 출판으로 치면 언리미티드 에디션, 리빙으로 치면 띵굴시장, 이런 유명 마켓에서 인기 셀러인데 정작 서로가 인천 사람인지는 모르는 거예요. 지역 커뮤니티 자체가 형성이 안 되어 있으니까요. 이들이 인천에 살면서 느끼는 장점과 제약은 무엇인지, 어떤 특색 있는 작업을 하는지 다루는 인터뷰 형식의 책이에요. 창작자들의 이야기지만 사실은 일반 직장인들도 ‘나도 인천에서 일을 할 수 있을까?’ 하고 관심을 돌리는 게 이번 작업의 목표입니다. 11월에는 이 책에 실린 창작자들을 비롯한 인천의 창작자들과 로컬숍 50팀을 한자리에 소개하는 <인천크리에이티브마켓 서멀장>이 열릴 예정이에요.

 

인천에 대한 굉장한 애정이 느껴지는데 흔히 말하는 애향심과는 또 다른 것 같아요. 꼭 인천이라서가 아니라 지금 내가 있는 이곳이 더 살기 좋아졌으면 하는 마음?

맞아요. 그냥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추억, 익숙한 공간이 대부분 여기에 있고 서울이 비싼데 굳이 여기를 떠나기는 싫잖아요. 기왕 인천에 산다면 조금이라도 여기가 재미있고 인정받는 동네가 되면 저에게도 좋으니까 이런 작업을 하기로 했어요.


 

사진 제공 : 스펙타클 워크 

@incheon_spectacle



 

공장지대에 우뚝 선 문화공간 - 코스모40

 

“제주도처럼 대안적 삶을 위한 도시로서

인천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코스모40은 인천 서구 가좌동에 있던 코스모 화학공장 건물 중 하나를 복합문화공간으로 재생한 사례로, 스페셜티커피전문점 빈브라더스와 신진말 프로젝트*의 심기보 대표가 공동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보기 힘든 산업시설 재생건축 프로젝트로 큰 주목을 받았고 2018년 10월 오픈한 이후 사진, 미디어아트, 전자음악을 주제로 한 전시 프로그램과 영화, 요가 등 대중적인 문화프로그램을 동시에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올해부터는 인천의 플레이어들과 함께 재미있는 일을 많이 해보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 코스모40의 성훈식 디렉터와 심기보 대표를 만나고 왔습니다.

 

*신진말 프로젝트 : 인천 서구 가좌동의 가재울사거리와 경인고속도로 사이의 공장지대를 문화공간으로 재생하는 사업을 말한다. 이 공장지대는 본래 신진말이라고 불리던 포구마을이었으며 청송 심씨 가문이 300년 넘게 살아온 집성촌으로 지금도 일부 고택이 남아있다. 심기보 대표는 대대로 내려온 땅을 지역사회를 위해 사용하고자 제주돼지고기구이 전문점 신진말, 빈브라더스 인천점, 코스모40등 다양한 공간을 열었고 현재 고택복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신진말 프로젝트는 정확히 언제부터 시작이 되었나요?

심기보 대표(이하 ‘심’) : 프로젝트라는 네이밍은 “이렇게 할 거면 프로젝트화 되어야 하는 것 아니냐”라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최근에 붙여진 것입니다. 제가 여기 와서 ‘신진말’이라는 고깃집을 창업했을 때부터가 시작점이라고 볼 수 있죠. 그게 10년 전이에요. 그때는 ‘이 동네에 대한 사람들 인식을 조금이라도 바꿨으면 좋겠다’, ‘사람들이 좋은 고기를 먹었으면 좋겠다’는 정말 지극히 단순한 생각, 어떻게 보면 반발심 같은 것에서 시작했어요. 이 동네가 인천 지역 내에서도 낙후됐다는 인식이 굉장히 강해요. 여기를 변두리라고 보거든요. 

 

빈브라더스 인천점이 고깃집 바로 옆에 오픈한 것도 신진말 프로젝트의 과정이라고 볼 수 있겠군요. 그때는 어떤 고민을 하셨나요?

심 : 당시에 빈브라더스에서 커피 수업을 들었었어요. 커피를 최대한 많이 팔자보다는 좋은 커피를 많이 알리자는 이야기를 교육 내내 강조했던 것이 굉장히 저에게 와닿았죠. 그럼 인천에 빈브라더스가 들어오는 것이 회사의 취지와도 잘 맞지 않겠냐고 제가 먼저 제안을 했습니다. 서울에는 좋은 커피 회사가 많이 있는데 인천에는 전무하다시피 했으니까요. 빈브라더스가 인천에 들어오고 나서 좋은 커피 회사, 좋은 콘텐츠가 지역에서 얼마만큼의 영향력을 가지게 되는가에 대해 저도 직접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좋은 고기를 들여오신 것처럼 좋은 커피도 들여오신 거군요.

심 : 인천에, 특히 가좌동에는 좋은 기회조차 공급하지 않으려 하더군요. 인천의 소비력이 부족한 건 있지만 그렇다고 선택의 기회조차 없다는 게 저는 좀 불편했어요. 가좌동은 육가공 유통하는 분들이 잘 알아요. 도살장이 바로 근처에 있거든요. 그런데 가좌동에서 장사한다고 하면 제값 주고 떼가겠다고 하는 데도 좋은 고기를 안 주려고 했어요. 저기 싸구려 파는 다른 집 가보라면서요. 

 

막상 여기서 10년간 사업을 해보니 어떠셨어요? 사람들의 생각과는 달랐나요?

심 : 사업적으로 나쁘지 않았어요. 여기가 인구밀도도 높고 1킬로미터 반경 내에 학교도 12개나 있어요. 지금은 자기 소득 수준을 떠나서 기회가 있으면 좋은 물건을 소비하려 하는 사람들도 많아졌고요. 빈브라더스 인천점도 굉장히 잘 다져진 매장으로 빈브라더스 내부에서 높이 평가되고 있다고 합니다.

 

빈브라더스는 2014년 인천점에 이어 2016년에 로스터리 공장까지 바로 근처에 만들었어요. 2년간 카페를 운영하면서 이곳의 가능성을 발견하신 건가요?

성훈식 디렉터(이하 ‘성’) : 취향이 있어야 소비가 되잖아요. 있더라고요. 서울에는 건물마다 괜찮은 카페들이 있어서 좋은 커피를 마시러 멀리까지 갈 필요가 없는데 인천은 차 타고 15분 걸려서 좋은 커피를 마시러 와요. 이런 상권의 개념도 서울과 아예 다른 것이 흥미로웠어요. 그리고 주변에 공장들이 많으니까 물류라든지 주변 식당이라든지 인프라가 꽤 잘 갖춰져 있어요.

 

심 : 어떻게 보면 오래된 공장 도시의 재발견인데, 생각보다 여기서 일하시는 분들 만족도가 높아요. 물류 이야기를 하셨는데 여기는 택배가 무조건 다 들어오는 곳이라고 하더라고요.


 

성훈식 디렉터님은 카페 운영 경험은 많으시지만, 전시나 공연이 결합된 복합문화공간은 처음이시죠? 카페와는 무엇이 다르던가요?

성 : 많이 다르다고 생각해요. 커피는 남녀노소 다 마셔요. 소비 범위가 굉장히 넓거든요. 그런데 문화 프로그램들은 오히려 되게 좁아요. 타깃을 좁게 해야 뾰족하게 양질의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기도 하고요. 그리고 문화 프로그램으로 지속가능한 수익을 내는 게 굉장히 어렵다고 생각해요. 입장권만 팔아서 전시 수익을 충당하기는 거의 불가능하죠. 그래서 저희는 한 층 정도를 F&B로 쓰면 어쨌든 손해는 보지 않게, 한마디로 지속가능성을 찾는 지점은 있겠다고 봤어요. 운영해보다가 문화 프로그램이 잘 안 되면 자연스럽게 F&B가 점점 커지게 될 거예요. 이 공간을 처음부터 명확하게 나누지 않고 조금 느슨하게 한 것도 그런 이유거든요. 지금 1층 전시홀에 테이블 더 놓고 확장해서 쓸 수도 있는 거고요. 이렇게 여지를 두고 운영하는 게 저희가 초심자여서 그런 것도 있고 한국에서 복합문화공간이 꾸준히 잘된 사례를 찾기가 정말 어려워서도 있어요. ‘플랜B로 다 푸드코트 만들까.’ 그런 생각도 했어요. 실제로 저희 역량이 문제가 될 수도 있고 이 지역의 특성상 어려울 수도 있고, 저희도 사실은 아직 실험 중인 거죠.

 

실제로 현재 전시 운영의 결과는 어떤가요?

성 : 재무적으로는 손해죠. 대관하는 게 훨씬 더 이득이에요. 그런데 저희 목표는 수익성은 높지 않아도 유지 가능할 정도로 맞추면서 좋은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기 때문에 계속 테스트하고 있어요. 공연할 때도 있고 전시를 할 때도 있고. 지금 4층은 북캠핑 콘셉트로 꾸며져 있는데 사실 전체 층을 다 써본 건 이번이 처음이에요. 4층을 9월에 개방했거든요. 그 전에는 공사 중이어서.

 

계속 바뀌고 있는 진행형인 공간이네요.

성 : 고객 입장에서는 ‘여기는 맨날 공사장이야’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이런 리모델링 프로젝트에서는 그게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저희는 소유자와 운영자가 같은 게 가장 큰 장점인 것 같거든요. 건축 단계, 리모델링 단계에서 운영자가 고민하며 의사결정을 할 수 있어요. 보통은 공간 먼저 만들고 안에서 운영할 팀은 따로 있잖아요. 거기서 차이가 크게 발생하죠. 또 심 대표님이 타임 프레임이 굉장히 길어요. 이 지역에 대대손손 살아온 역사가 있으니까 10년을 기준으로 생각하세요. 제가 카페를 한다고 하면 보통 임대차가 2년이잖아요. 3개월에서 6개월 사이에 결과를 내야 해요. 모든 자원 배분이 그 기간 안에 성과를 극대화하는 데 집중하게 되거든요. 그런데 10년이면 처음 2년은 기초부터 다져나가는 시간이 되겠죠. 저는 옆에서 그 시차를 느끼고 장기적인 관점에 대해서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심 : 처음엔 4층을 어떻게 써야 할지 확신이 안 들었어요. 그런데 저희가 1년 남짓 운영을 해보니까 어떤 식으로 고쳐서 쓸지 보이더라고요. 재생 프로젝트의 특징 같아요. 겨울을 겪어보니까 길게 운영하려면 안정적인 장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해서 단열 공사도 최근에 진행했고요. 하드웨어적인 것들은 지금 80~90%는 준비가 됐어요. 이제는 정말 소프트웨어, 콘텐츠에 신경을 써야 할 시점인 거죠.

 

성 : 한마디로 1년 파일럿을 한 건데 어떻게 보면 되게 큰 결정이죠. 민간에서 1년 동안 테스트를 해보자는 결정을 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해요.

 

코스모40에서는 음악을 주제로 한 프로그램이 많았어요. 특히 DJ를 초청하는 행사가 눈에 띄었고 다른 복합문화공간과 차별화되는 지점으로도 보였는데요. 성훈식 디렉터님의 관심사라고 볼 수 있을까요?

성 : 이벤트를 할 때 특히 전자음악이 인풋 대비 아웃풋이 잘 나오는 분야라고 생각해요. 제 개인적인 관심이 닿아있는 것도 확실히 있고요. 저는 음악은 커피처럼 남녀노소 다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모르는 뮤지션이라도 여기 와서 우연히 듣고 좋으면 바로 얻어가는 것이 있잖아요.

 

사람들 반응은 어땠나요?

성 : 전자음악이 아직 대중성이 많지는 않더라고요. 생각만큼 반응이 그렇게 높지는 않은 것 같아요. 그래도 몇 개월 반응을 보고 바로 할지 말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의지를 가지고 꾸준히 해야 되는 프로그램도 있잖아요. 몇 년 꾸준히 하면 자리 잡을 거라고 생각해요.

 

<가좌동 골목투어>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성 : 인천 서구에는 원래 관광 프로그램이 없었어요. 공장단지다 보니 관광할 만한 데가 없으니까 예산을 준다고 해도 구청에서 안 받았대요. 그런데 이 공간이 생기면서 저희에게 한번 해보라고 서구에서 예산을 받아주셔서 투어 프로그램을 만들게 됐어요. 저희는 건축 프로젝트를 했으니까 건축 베이스로 이 동네를 조망하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지랩의 노경록 소장, 삶것의 양수인 대표와 같은 건축 전문가들이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얼마나 왔나요?

성 : 많이 오시면 30명 정도는 오셨어요. 세션이랑 같이 했을 때는 60명이 온 적도 있어요. 무료 프로그램이다 보니 적게 올 때는 2명이 온 적도 있었고요. 건축투어 할 때는 건축학도나 관련 업계 분들이 많이 오셨고, 조금 더 캐주얼한 프로그램을 할 때는 주민분들도 오셨어요.


 

<가좌동 골목투어> 포스터(좌), <노라이브> 전시가 진행 중인 1, 2층 모습 (우) 


 

지역의 공간들이 문화예술 프로그램 운영을 위해 지원사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코스모40도 문화체육관광부, 인천 서구 등과 공동사업을 하고 계시는데, 이런 공공기관과의 협업에서 느낀 점은 무엇인가요?

성 : 이런 프로그램 예산을 받으면 저희가 하는 것보다 훨씬 더 속도가 빨라져서 좋아요. 저희끼리 할 때는 큰 거 하나, 작은 거 두 개였다면 예산이 붙으면서 세 개가 되고 열 개가 될 수 있으니까요. 그 과정을 통해서 이 지역에 어떤 자원이 있고 어떤 커뮤니티들이 있는지 빠르게 파악할 수 있는 거죠. 또 하나는 어떤 프로그램이 이 지역에서 더 반응이 좋은지 테스트할 수 있어요. 저희 요가 프로그램이 엄청 인기가 많거든요. 이 정도일 거라고 생각 못 했어요. 저는 ‘요가를 많이 하겠어? 북클럽 같은 게 잘 되겠지’ 솔직히 그렇게 생각했거든요. 이렇게 지역에서 목말라하는 것, 자생 가능한 모델을 발견하는 거죠. 영화 프로그램도 처음에는 적게 왔는데 꾸준히 매월 하다 보니까 점점 늘어나는 걸 보면서 제가 서울 기준으로 생각해왔던 것들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고 느꼈어요. 지역 주민들한테 우선 필요한 프로그램들을 여는 게, 멋은 좀 덜 날 수 있어도 더 적합할 수 있겠다고 다시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반대로 아쉬운 점은 무엇인가요?

성 : 다 똑같겠지만 행정비용이 굉장히 많이 든다는 점이죠. 너무 많이 들어요. 도시재생이라는 게 결국 주민이든 사업자든 지역사회를 자생시키는 게 최종적인 골이잖아요. 나중에 공공의 지원이 없어도 자생 가능하게 만들기 위해 어쩔 땐 굉장히 빠르게 움직여야 하는데 행정 절차 때문에 속도가 늦춰지는 것 같아요. 세금을 쓰는 거니까 관리 시스템이 필요한 건 당연하지만, 그 시스템에 업데이트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해요. 주민에게 실질적으로 혜택이 가는 것, 이 도시에 적합한 좋은 일을 만들어내는 것, 여기에 고민의 깊이가 있으면 좋겠는데 그 외의 일들에 많은 시간을 뺏기는 상황이 아쉬워요.

 

인천이 일터가 된 성훈식 디렉터님에게 인천은 어떤 도시인가요? 

성: 저는 인천이 되게 재미있어요. 개인적으로 서울의 삶이 좋은 삶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문화적인 관점에서는 누릴 수 있는 게 많지만, 총체적인 삶으로 봤을 때 서울의 생활이 좋은가 묻는다면 물음표죠. 최근 몇 년간 제주도가 대안적 삶으로 인기가 있었던 것처럼 인천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인천 노포들도 잘 큐레이션 해서 보여주면 지금의 젊은 세대들이 재밌어 할 만한 데가 많아요. 잠재력 있는 자원들이 없는 게 아니에요. 그리고 무엇보다 인천에는 젊은 사람들이 많아요. 또한 서울로 출퇴근하거나 직장 때문에 서울에 나가서 사는 인천 사람 중에도 인천에 인프라가 조금만 더 생기면 여기서 살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코스모40의 계획, 어떤 공간으로 자리 잡았으면 하는지 간단하게 목표를 말씀해주세요.

성 : 지역성과 퀄리티, 이 두 가지의 밸런스에 대해서 고민을 하고 있어요. 올해는 좋은 프로그램을 해야 다음이 있다는 생각으로 퀄리티에 집중했다면 내년부터는 지역성, 인천에 이미 있는 것들을 엮어서 해보려고 합니다. 인천의 잠재력 있는 플레이어들과 협업하고 또 엑셀러레이팅을 해서 함께 좋은 것을 만들어낼 수 있으면 좋겠어요. 내년 플랜 중 제일 큰 것은 가좌동, 그러니까 이 신진말 일대에 새로 입주하는 팀들이 많아지고 있어서 이 지역의 커뮤니티를 어떻게 만들어갈까 하는 부분입니다. 

 

심 : 저는 단순한 힙플레이스는 안 됐으면 좋겠어요. 새로 생겼으니까 한번 왔다 가는 곳으로 그때그때 소비되기보다는 아까 말씀드린 대로 10년 뒤에도 여전히 그 자리에 있는 단단한 공간으로 봐주셨으면 해요.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기 위한 시간과 과정이 좀 천천히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성 : 10년 뒤에도 이 공간이 있다면 일단 1차 목표는 이룬 것 같아요. 거기에 더하면 지역 주민들한테 자랑스러울 수 있는 공간. ‘우리 동네에 이런 거 있어’, ‘우리 동네 놀러 와’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곳이 된다면 정말 좋겠죠. 사실 그거면 됐지, 다른 거창한 것들은 말장난 같다고 생각해요. 공간은 필연적으로 지역을 벗어나서 생각할 수 없으니까요.


 

사진 제공 : 코스모40

인천광역시 서구 장고개로231번길 9 @cosmo.40

www.cosmo40.com

 

 

글  김인경

교정·교열  윤정아

발행  노마드 시티

총괄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지역혁신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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